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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깃꺼~~리/손요기-하고보고

코로나 확진자 수발기 2탄

by ccanips 2022.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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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인이 확진되고 2주가 지났다. 

나는 아이들을 지켰다고 생각했다. 세대안에 확진자가 생겼을 경우 대부분은 가족 모두 확진이 된다고 했는데 

나는 동거인의 확실한 격리로 무사히 잘 버텨냈다고 생각했다. 

 

동거인이 격리 해제되고 이틀후부터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에 나가기 시작하며,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다.

치솟는 코로나 확진자 수.  이젠 35만을 찍고 있다. 

 

아이들이 다시 코로나 위험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아이들은 백신을 맞지 않았는데... 시간문제일꺼라 생각했다. 

하루 일과를 마친 작은아이가 갑자기 춥다고 한다. 열을 재 본다 

38.9도

'말도안돼. 뭐라고? 39도 가까이 된다고?'

이럴수 없다. 동거인이 격리해제되고서도 5일이 지난 시점인데 옮긴이가 동거인인가? 아니면 다른곳인가? 

알수가 없다. 

자가진단키트를 해본다. '음성'이다. 

'그래 오늘 비가 내렸으니 갑자기 쌀쌀한 날씨에 감기가 온걸꺼야'

하루를 기다려보기로 한다. 

 

38.9도를 넘어서서 39.4도 발열이 너무 심하다. 

아이는 축 늘어져 있고 나는 열을 내리기 위해 해열제를 먹인다. 

해열제를 먹이면 보통 1도는 떨어지는데 도통 열이 떨어지지 않는다. 

따뜻한 온수를 적셔 살살 공기속에 흔든뒤 아이 얼굴이며 목이며 촉촉히 적셔준다. 

열이 있어 살짝 따뜻한 온수로 했음에도 아이는 흠칫 놀란다. 

다시 열을 재 본다. 39.2도 도통 떨어지지 않는다. 4시간이 지나고 다시 해열제를 먹인다. 

떨어지지 않는다. 젠장.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119를 부를까? 왜 열이 떨어지지 않지? 

 

그렇게 물수건과 작은아이와 밤새도록 씨름을 하고 오전에 진단키트를 다시 한번 해본다. 

예상했던대로 진단키트 두줄이 나온다. 

 

보건소를 갈까 하다 2시간 대기한 생각이 나서 전문가 신속항원검사 가능한 소아과로 달려갔다. 

'확진' 

작은 아이가 코로나에 걸렸다. 수발기 2차가 시작되었다. 

2주간의 격리. 재택근무로 이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출근을 해볼까 했는데 다시 집에 있게 되었다. 

 

이제 코로나를 대하는 나의 마음가짐이 다르다. 

동거인이 걸렸을땐 주적이였으나 작은아이가 걸리니 이제 공생관계다. 

 

나는 대기표를 뽑고 기다리는 예비 코로나환자이길 거부하지 않는다. 

열이 많이 나는 아이에게 마스크를 쓰고 있으라고 할수 없었다. 아이는 마스크를 씌울수가 없다. 

 

내가 마스크를 쓰기로 했다. 

이젠 큰아이가 격리다. 큰아이만큼은 지켜야 한다. 

 

1일째 : 아이의 증상은 발열 39도에서 40도를 오갔다. 약을 먹여도 도통 열이 떨어지지 않았다. 

2일째 : 아이는 여전히 39도. 소아과에서 타온 약을 먹여본다. 

     처방약의 성분은 항생제, 해열제, 기침약 등의 물약과 가루약이다. 

약을 먹여도 열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이틀 밤도 물수건과 발열로 밤을 꼴딱 샜다.

3일째 : 희안하게 열이 뚝 떨어졌다.

불과 몇시간전만 해도 39도를 넘나드는 발열이였는데 언제 그랬냐는듯 열이 37도 초반대로 떨어졌다. 

아이는 쌩쌩해졌다. 다행이다. 얼마나 다행인가. 

4일째 : 아이는 목이 조금 아픈것 외에 다른 증상은 없다. 아이는 나아가고 있는것 같다. 

 

큰아이는 격리를 잘한 덕분인지 아직까지 증상이 없다. 

나는 3주째 확진자 수발을 들고 있다. 업무도 병행하면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으며 집안일은 미루어둔채 수발을 들고 있다. 

 

동거인은 나의 지친모습을 보며 수고했다고 문자를 보낸다. 아무 위안이 되지 않는다. 

아이를 본인이 보겠다고 말을 한다.

정말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면서 아이 머리맡에서 아이만 보고 있다. 

말을 말지... 

동거인이 격리되어 있을때 더 맘이 편했던것 같다. 

다시 가둬둘까? 

 

작은아이를 병간호하면서 이제 내 차례구나 싶은데 3일째 되는 날 나의 목이 칼칼해지기 시작했다. 

 

이제 내 차례인가보다. 

 

코로나 확진 셀프 수발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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